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모 임원이 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욕설, 폭언 등 가혹 행위를 자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KPGA노동조합 허준 노조위원장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원 A씨는 피해 직원 B씨를 대상으로 극심한 욕설과 폭언, 막말 등을 일삼거나 피해 직원의 아내와 자녀, 부모 등 가족을 거론하며 모욕을 주거나, 본인 거주지 인근으로 불러내 살해 협박하거나, 강요한 각서를 근거로 퇴사를 강요하는 등 극심한 범죄 행위를 일삼아 왔다’고 밝혔다.

협회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온 B씨는 A씨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폭언에 시달렸다. 녹화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옮기지 못할 정도의 폭언과 욕설을 수차례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A 임원은 욕설의 사유로 ‘B가 평소 업무적 실수가 많다’고 주장하지만, B씨는 2022년 연말에는 ‘KPGA 우수사원상’을 수상한 재원이었다.

동료 직원 C씨는 “부족한 협회 인력에서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실수이고 회사에 큰 피해를 준 것도 아니었다”면서 “A임원은 그저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고 그 대상이 다소 유약해 보일 수 있는 B가 된 것”이라면서 대상자의 약점을 쥐고 지속적인 협박을 했다고 평가했다.

피해 직원 B씨가 금년 범한 업무적 실수는 퇴근시간 이후인 저녁 8시에 업무 지시를 받았으나 다음날 새벽 4시에 자료를 송부하거나 팀원인 B씨가 소속 팀장에게 보고를 이미 완료한 사안 등 경미한 수준이었다. 직원 D씨는 “A임원은 상식적인 근무시간도 무시하고 이른 새벽 시간이든, 늦은 심야 시간이든, 주말이든 개의치 않고 수시로 연락하여 괴롭혔다”고 밝혔다.

게다가 A임원은 KPGA노동조합 조합원인 B씨에게 탈퇴를 수 차례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한 ‘부당 노동행위’로, 그 자체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사사건에 해당한다. B씨는 가해자와의 격리를 위해 사내 ‘직장 내 괴롭힘’ 으로 신고하여 조사 중이다.

1968년 11월12일 설립된 역사 깊은 프로스포츠 단체인 KPGA의 노동조합은 코로나19 기간인 지난 2020년 6월 29일 설립됐다. KPGA 내 불합리한 일이 쌓이면서 직원들이 합심해서 만든 조직이다. 3년 전인 지난 21년 8월 직장 내 동성 성추행 건으로 촉발되어 국내 프로스포츠단체 최초로 파업을 101일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이듬해인 2022년에는 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을 사흘 앞두고 다시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당시는 과도한 초과 노동과 상사의 갑질 폭언,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한 직원들의 임금 삭감 등이 이유였다. 해결되지 않은 직장내 성추행 피해 문제 등이었다. 두 번에 걸쳐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으나 2차 가해 등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부터 협회 회장도 교체되는 등의 임원진의 변동도 있었으나 협회임원의 직원에 대한 가혹 행위는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고 상존했던 것이다. 특히 A임원은 이미 대법원(3심)까지 마쳐 법의 심판을 마친 동성 성추행 사건을 거론하면서 사무국 직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