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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골프이야기 02

안녕하세요. PGA 트러블슈터 이병옥입니다.

저는 2010년 3월 한국에 와서 레슨을 시작했고, JGOLF 라이브레슨 70과 각종 중계방송에서 여러분들께 인사드린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봄의 시작부터 겨울의 시작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골프를 즐겼습니다.

3월에는 노란잔디 사이로 푸른 잔디의 새싹이 올라오며, 겨우내 추위에 지쳤던 골퍼들을 설레게 합니다. 산에는 민들레와 진달래가 펴기 시작합니다. 벗꽃가지에 순이 올라오면 금방 벗꽃이 화려하게 핍니다. 철쭉과 영산홍이 화려한 색을 뽐내며 골퍼들을 즐겁게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봄을 즐기고 있노라면 중국 고비사막에서 골퍼들의 최대의 적 황사가 우리를 괴롭힙니다.

그러다 보면 여름이 됩니다. 여름이 되면 점점 두려움이 다가옵니다. 30도대의 찜통더위에 라운드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죠. 여름에는 부킹사이트에 들어가면 새벽시간대를 눈을 씻고 찾아봐도 티타임이 없습니다. 반면 오후 12시 이후 시간대에는 주인을 찾지 못한 티타임들이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 시간대는 100타대를 치는 일명 백돌이들이 차지합니다. 앞뒤 민폐끼치지 않고, 맘 편하게 칠 수 있고, 골프를 칠 때, 더위와 경치를 느낄 수 없는 이미 엄청난 오버파에 마취되어 있는 그들에 의해 티타임이 사용됩니다. 주말 아침시간대의 티타임을 가진 골퍼들은 뒷조사를 해보면 뭔가 있어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름에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장마입니다. 비바람 속에서도 절대 골프장에 나타나야 하는 한국의 철저한 매너(?)문화로 인해 한국 골퍼들은 점점 다양한 환경속에서 골프를 하게 됩니다. 천둥번개가 쳐도 도무지 멈추지 않는 골퍼들의 열정은 가히 세계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합니다.

이렇게 더위와 비바람에 단련된 골퍼들에게 가을은 아주 잠시 쉬어갈 여유를 줍니다. 어느 시간대의 티타임도 모두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라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도 좋은 것만이 아니니 바로 안개가 복병입니다. 아침시간이 좋다하고 즐기고 있노라면 어느덧 늦가을에 접어들고, 안개라는 녀석이 골퍼들을 장님으로 만듭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한국의 골프장들은 안개에 관계없이 골퍼들의 플레이를 권장(?)합니다. 티박스에서 캐디가 클럽을 친절하게 놔줍니다. “이 방향으로 치세요!” 이상하게 앞이 안 보이면 공이 잘 날아갑니다. 헤드업 해도 보이는 것이 없으니 공을 쳐다보는 시간이 늘어나서일까요? 그린 주변에 다가가면 해무에 배들을 인도하는 등대와 같은 불이 깜빡거리니 그 곳이 그린입니다. 구력이 좋은 골퍼들은 공 근처에 있는 디봇방향을 참고해서 그린의 방향을 짐작하고 샷을 합니다. 한국 골퍼들 성격들 좋습니다. 이런 라운드 후 스코어는 당연히 캐디들에 의해 후하게 주어졌음에도 안개가 끼면 샷이 더 잘된다며 즐거워 합니다. 코스가 눈에 너무 잘 보이는 상황에서 샷이 엉망이면 다양한 이유가 붙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안개라는 이유는 좋은 스코어에 굶주린 골퍼들을 약간은 즐겁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을 골프가 끝날 무렵 잔디색은 누렇게 변합니다. 1년간 역할을 마친 잔디들은 생을 마감합니다. 이런 가운데 골퍼들은 완전 다른 플레이 방식을 요구하는 겨울 골프 모드로 전환을 합니다. 복장은 중무장, 핫패드 2개는 기본, 요즘 열띤 광고를 하는 컬러볼 등 겨울골프를 위한 골퍼들의 바쁜 소비도 발생를 합니다. 영하 10도 이하가 되도 골프를 칩니다. 눈이 와도 그린만 보이면 골프를 칩니다. 겨울에는 여름과 반대로 주말 오전 11시대에 티타임을 얻으면 신의 아들이라 불릴만큼의 무언가가 있는 골퍼입니다. 어느 분이 ‘대한민국은 골프공화국’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골프는 인생에 종종 비유됩니다. 이런 강인한 한국인의 불굴의 의지가 세계 최고의 골퍼를 길러냅니다.

올해는 우리 선수들이 소위 대박을 냈습니다. 김경태 선수가 JGTO(일본남자프로골프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상금왕에 올랐고, 안선주 선수가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랐으며, 노승열 선수가 아시안투어에서 상금왕을, 최나연 선수가 미국 LPGA에서 상금왕에 등극했습니다.

1년이 약간 안되는 기간동안 관찰한 한국의 골프, 한국인의 골프열정 정말 대단합니다. 이런 열정이 있는 우리 나라에서 골프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는 것에 정말 뿌듯함을 느낍니다.

골프는 즐거워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PGA 트러블슈터 이병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