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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시아계 골프가 강해지는 이유

미국에서 아시아계 골프가 강해지는 이유

어느 덧 캘리포니아에서의 전지훈련도 반을 지나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미국에 아시아계 학생들이 골프에 몰리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는데, 한국 남자 골프가 미국에서 강하지 못한 이유와 한국 여자 골프가 세계적으로 강한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며칠전 미국에서는 미국스포츠 중 최고의 인기인 수퍼볼 경기가 있었습니다. 한국계 하인스 워드 선수가 뛰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그린 베이페커스의 경기였는데, 그린 베이페커스의 우승으로 미식축구는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인들은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배구, 테니스…이러한 순서대로 팬층이 몰려있습니다. 물론 골프팬도 많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미국 여자골프는 선수층이 매우 얇습니다. 남자골프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언더파를 칠 수 있는 골퍼들이 많습니다. 즉, 선수층이 매우 두텁습니다. 그래서, LPGA 투어에는 비교적 입성이 용이하나 PGA투어는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운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아시아계 학생들은 수적으로 마이너에 속합니다. 여기서 인종에 대한 언급을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미국스포츠는 백인과 흑인들이 탁월한 신체능력으로 거의 장악하고 있다시피 하고, 아주 소수의 아시아계 선수들이 그들과 함께 메이저 스포츠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최소한 한가지씩 스포츠활동 또는 예술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순서대로 인기있는 운동을 백인, 흑인 학생들이 거의 장악하고, 아시아계 학생들은 골프에 많이 몰리는 추세입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운동선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 미술 등의 활동을 대신해서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골프만 두고 말씀을 드린다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학생들의 경우 결국 마지막 남은 학생들이 골프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골프의 인기가 날로 올라가면서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추세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바와 같이 미국 여자 골프는 선수층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얇습니다. 선수층이 얇다는 것은 타국 선수들이 미국골프투어를 공략하기에도 용이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요즘 LPGA투어 명단을 보면 한국출신 선수들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선수들이 장악하고 있고, 미국출신 선수중에도 아시아계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 LPGA에서 좋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골프는 한국에서 10여년전에 인식되었던 것처럼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비교적 미국에서 안정된 경제력을 가진 아시아계 부모들이 아이들은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아시아계 선수들이 늘어나는 배경이고, 선천적인 체격, 체력의 열세로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기에 비교적 정적인 문화인 아시아계 학생들이 골프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남자의 경우는 많이 다릅니다.

모든 스포츠가 선수층이 두텁습니다.

골프의 인기순위가 밀린다고 해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있는 남자 골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골프장에서 300야드 이상 날리는 골퍼들 만나는 것은 예삿일이고, 60대 타수를 치는 골퍼들도 수도없이 많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골프장에 취직해서 카트정리하는 일, 주방에서 접시 닦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골프를 칩니다. 언젠가 키는 175, 몸무게는 65키로 정도 나가 보이는 젊은 청년과 골프를 친 적이 있는데, 드라이버를 쳤다하면 330야드 이상, 파5에서는 아이언 투온을 시키는 모습을 보고,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물었더니, 그 골프장에서 일주일에 두번 접시를 닦는다고 했습니다. 그저 골프를 공짜로 치기 위해서 말이죠. 물론 나름 투어에 대한 욕심은 가지고 있겠지만, 엄청나게 두터운 선수층은 감히 투어라는 것을 생각하기 힘들게 할 만큼 대단합니다.

2011년 강성훈 선수와 김비오 선수가 한국선수로 큐스쿨을 통과해서 PGA투어에서 활동중입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강성훈, 김비오 선수이지 큐스쿨을 통과했다는 것은 거의 초인적인 수퍼히어로의 실력을 갖춘 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이번 시즌 캘리포니아 얼바인에서 훈련캠프를 차렸는데, 우연히 프로골프 농구단 코치분을 만나서 PGA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경기를 관람했는데,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강성훈, 김비오 선수 어느 정도입니까?’

“글쎄요. 농구로 치자면, NBA에 들어간 정도, 축구로 치자면, EPL에 뛰는 정도, 야구로 치자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라 생각하면 되겠네요.”라고 했더니 그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게 됐다는 말씀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미국에 있는 아시아계 여학생들은 LPGA에 대한 꿈을 꾸며 높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골프선수가 되고 있고, 남학생들은 혹시나 될법한 PGA투어 선수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하고, 지역투어에도 참가하고 합니다. 그 중 아주 극소수만이 선택받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의 여자 선수들이 LPGA를 비교적 쉽게 공략하는 것이고, 남자 선수들은 PGA 공략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올해 강성훈 선수, 김비오 선수가 PGA에 입성한 것은 분명 한국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꿈을 현실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반면 미국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배우기 시작한 아시아계 미국선수들의 반격도 한국선수들에게는 앞으로 큰 도전이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 한국낭자들이 LPGA를 공략하듯이 머지 않아 남자선수들의 PGA에서의 활약도 기대합니다. 올해 루키인 강성훈 선수, 김비오 선수의 활약이 그 만큼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들은 희망이니까요.

골프는 즐거워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트러블슈터 이병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