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28·CJ)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생애 첫승 꿈이 마지막 4개 홀 부진에 날아갔다.

5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즈버러의 서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윈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안병훈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20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은 1라운드에서 임성재(21·CJ)와 공동 선두로 출발하며 생애 첫승 꿈을 부풀렸다.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고,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3라운드까지 노보기 플레이로 퍼펙트한 경기감을 펼친 안병훈의 생애 첫승이 가까이 다가온듯 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의 추격전은 맹렬했다. 이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했고, 3라운드까지 1타 차 2위에 오른 웹 심슨(미국)이 "최종일에 8~10언더파를 치는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대로 흐름이 이어졌다.

안병훈에 3타 차 공동 5위로 출발한 J.T 포스턴(26·미국)은 전반 9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버디 3개를 보태면서 최종일에만 8타를 줄인 끝에 22언더파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14번 홀까지 4타를 줄였지만 포스턴에 1타 차 2위로 밀린 안병훈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15번 홀(파5)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 갈대 숲에 떨어지면서 1벌타를 받고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그러나 10m가 넘는 파 퍼트를 남기면서 결국 이 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다. 16번 홀(파3)에서 긴 거리 버디를 잡아낸 안병훈은 다시 포스턴을 1타 차로 추격하며 연장전 합류의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17번 홀(파4) 파에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4)의 보기로 포스턴에 2타 차 단독 3위에 그쳤다. 심슨이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21언더파 2위다.

지난 2016년 취리히 클래식을 비롯해 지난해 메모리얼 토너먼트 등에서 연장전 끝에 분패하며 생애 첫승 기회를 놓쳤던 안병훈은 이번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68개 홀을 노보기로 잘 막아왔지만 마지막 4개 홀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이번 대회 전까지 PGA 투어 93개 대회에 출전한 안병훈의 최고 성적은 세 차례 준우승이었다.

안병훈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이 아쉬운 경기였다. 보기 없이 잘 하고 있었는데 15번 홀에서 나온 보기는 아쉬웠다. 드라이버 티샷이 괜찮게 맞았는데 그렇게 멀리 갈 줄은 몰랐다. 운이 없었던 것 같다. 클럽 선택을 잘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아니니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역전 우승을 차지한 포스턴은 72개 홀 노보기 퍼펙트 우승이라는 값진 기록까지 더했다. PGA 투어에서 72홀 노보기 경기로 우승한 건 1974년 리 트레비노(취리히클래식) 이후 무려 45년 만이다. 2017년부터 PGA 투어에서 활동했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164위였던 무명 포스턴은 생애 첫 우승과 함께 대기록까지 세우며 기쁨을 더했다. 우승 상금은 111만6000달러(약 13억4500만원)이다.

이 대회 2016년 우승자 김시우(24·CJ)가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단독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루키 임성재는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6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이 대회를 끝으로 2018~2019 시즌 정규 대회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