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 박상현은 '시드 부자'다. 박상현은 코리안투어는 물론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아시안투어, 유러피언투어 시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올랐던 박상현은 상금왕 슈방카 샤르마(인도)가 이미 유러피언투어 시드를 가지고 있어 차순위자로 유러피언투어 시드를 얻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시드만 빼고 전 세계 주요 투어 시드를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시드 부자 박상현은 올 시즌 전 세계 투어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본에서 상금랭킹 9위에 올라 있고, 아시안투어의 상금랭킹은 11위다. 지난달 아일랜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디오픈에서는 공동 16위에 올라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박상현은 빡빡한 스케줄 속에 지난 주 충북 음성 젠스필드골프장에서 열린 동아제약 동아ST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하반기 투어 개막전 열린 이벤트 대회다. 소속사에서 개최한 대회에 출전한 박상현은 막판 체력 고갈로 문도엽에게 3홀차 패배를 당하면서 통산 세 번째 우승 도전에는 실패했다. 박상현은 "날씨가 너무 더워 방전됐다.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패인"이라고 했다.

한주 동안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박상현은 다음주 일본 삿포로로 건너가 JGTO 출전으로 다시 일정을 이어간다. JGTO 상금랭킹 9위에 올라 있는 박상현의 1차 목표는 10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PGA 투어 신설 대회 조조 챔피언십 출전이다. 박상현은 지난 2월에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상위권자 자격으로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 출전했다가 허리 부상으로 마지막 날 기권했다. 박상현은 "상금랭킹 7위까지 조조 챔피언십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남은 대회에서 상금 순위를 끌어올려 PGA 투어 경험을 더 많이 쌓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아시안투어 시드 안정권인 그는 하반기에는 유러피언투어 시드 유지를 위해 유럽 무대를 두드리는 스케줄이 예정돼 있다. 그 사이 한국에서 열리는 신한동해오픈과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메이저급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박상현은 "올해 아직까지 우승은 없지만 계획대로 성적을 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시합 규모가 큰 대회가 많다. 스케줄도 빡빡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힘들기는 하지만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하다. 체력 유지를 잘 해서 목표대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음성=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