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말나티(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버뮤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상승세를 타고 5년 만에 통산 2승째 사냥에 도전하는 말나티의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29일(현지시간) 버뮤다 사우샘프턴의 포트로열 골프코스(파71, 6828야드)에서 버뮤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치러졌다. 대회 1라운드에서는 말나티가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를 쳤다. 말나티는 7언더파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한 라이언 무어, 덕 김(이상 미국)에 1타 차 단독 선두다.

3번 홀(파3)과 4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순항한 말나티는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1라운드 하이라이트는 9번 홀(파4)에서 시작됐다. 말나티는 9번 홀부터 13번 홀(파3)까지 5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단숨에 선두로 도약했다. 순항하던 말나티는 경기 종료까지 단 2개 홀만을 남겨뒀던 17번 홀(파5)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 샷 미스로 벌타를 받은 후 드롭했고, 러프에서 친 샷은 또 러프에 빠졌다. 다섯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렸지만 이를 보기로 잘 막으며 18번 홀(파4)로 자리를 옮겼다.

침체될 수도 있었던 분위기를 반전 시킨 것은 가족이다. PGA 투어는 이번 대회에서 약 7개월 만에 매 라운드 500명 한정으로 갤러리 입장을 허용했다. 이에 대회장에 함께 온 말나티의 아내와 1살 된 아들이 18번 홀에서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17번 홀의 아쉬움도 잠시 가족을 보자마자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은 말나티는 18번 홀에서 보란듯이 버디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말나티는 "아들이 현장에서 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시즌 처음있는 일이다"라고 하며 "대회중에 아들을 만나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버디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완벽하게 끝냈다. 나는 지금 매우 행복한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웃어보였다.

대회 첫 날 선두로 나선 말나티는 시즌 첫 승이자 5년 만의 통산 2승째에 도전한다. 최근 분위기는 매우 좋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4개 대회에 출전해 2차례 톱5에 자리했는데 모두 최근 대회다. 10월에는 자신이 첫 승을 기록했던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2015년 11월)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맹활약했다. 이어 치러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는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쳐 상승세를 이었다. 이후 2주 간의 휴식끝에 이번 대회에 출전한 말나티는 "나의 강점은 웨지와 쇼트게임, 퍼트 등이다. 휴식을 취한 동안 녹슬지는 않았나 확인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경기했다"고 했다. 다행히 여전히 날카로웠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64.29%에 불과했지만, 그린적중률은 77.78% 퍼팅 이득타수는 1.357타로 물오른 샷 감을 선보이며 버디쇼를 펼쳤다.

한편, 이번 대회는 톱 플레이어들이 대거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필드의 강도가 약해진 만큼 이경훈과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하지만 대회 첫 날 두 선수 모두 순위가 중하위권으로 밀렸다. 이경훈은 1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64위에 자리했다. 배상문은 이븐파를 기록해 공동 80위다. JTBC 골프는 31일 오전 1시에 대회 2라운드를 위성 생중계한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