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수석의 영광은 입회 9년 차 유수연에게 돌아갔다.

지난 11월 전라남도 무안에 위치한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졌던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예선 면제자를 제외하고 총 363명의 정회원이 출전해 정규투어 시드를 놓고 샷 대결을 했다. 363명의 선수 중 수석을 차지한 선수는 유수연이다. KLPGA 2012 그랜드 점프투어 4차전에서 우승하며 KLPGA 정회원으로 승격한 유수연은 올해로 입회 9년 차다. 정규투어 데뷔는 2015년인 유수연은 생애 두 번째 정규투어 시드를 손에 넣었다. 수석으로 따낸 만큼 그 어느때보다 값진 시드다.

유수연은 "시드전 참가전에는 다음 시즌 대부분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10위 안에만 들자고 목표를 잡았었다. 그런데 첫 라운드를 공동 1위로 마치며 목표를 8위로 수정했다"고 했다.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결국 선두로 대회를 마친 유수연은 "컨디션과 샷감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무엇보다 정규투어에 복귀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했다.

지난 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루키 시즌을 보낸 유수연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안정적인 시드 확보에 실패해 이후 계속해서 정규투어와 드림투어(2부투어)를 병행했다. KLPGA 투어에서 지금까지 소화한 대회만 무려 197개(정규투어 89개, 드림투어 76개, 점프투어 32개)다. 이중 정규투어 최고 성적은 2018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8위다.

오랜 기다림 끝에 풀시드를 손에 넣고 도약을 노리는 유수연은 "내게 ‘정규투어’는 프로가 되기 전부터 줄곧 ‘꿈의 무대’였다. 다양한 코스를 접하고 싶었고, 좋아하는 골프를 매일 치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정규투어로 올라가려고 노력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꿈 같은 정규투어로 올라가게 됐다. 솔직한 목표로는 행복한 골퍼가 되고 싶지만, 프로 선수는 사실 성적이 따라와야 행복도 오는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플레이하다 보면 성적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나는 코스 안에 있으면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여러 필드를 밟으면서 골프를 더 즐길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필드를 누비겠다 다짐한 유수연의 롤모델은 이보미다. 가장 닮고 싶은 점으로 꾸준함과 밝은 미소를 꼽았다. 유수연은 "어릴 적부터 이보미 선배님을 존경해서 잡지와 기사를 수집하기도 했다. 긴 시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실력을 닮고 싶고, 파워풀한 스윙과 밝은 미소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모습도 배우려고 한다. 나 역시 나중에 팬들에게 미소를 전파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입회 9년 차, 두번째 도전에 나서는 유수연은 "흔히 말하는 ‘센 사람이 오래 간다’라는 말보다는 ‘오래가는 사람이 센 사람이다.’라는 말이 나에게 더 와닿는다"라고 하며 "앞으로 정규투어에 계속 뛰면서 10년 연속 정규투어에서 활동한 선수들이 들어갈 수 있는 ‘K-10클럽’에 가입하고 싶다. 그리고 체력이 따라준다면 마흔살까지 정규투어에서 플레이하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