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34)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했다. 아내 캐디와 함께 이룬 우승에 감격해했다.

허인회는 9일 경기 성남 남서울 골프장에서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2개, 더블 보기 2개로 4타를 잃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경쟁자들과 차이를 벌려놓은 덕에 합계 5언더파로 김주형(19·3언더파)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5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이후 6년1개월 만에 코리안투어 개인 통산 4승을 달성했다. 대회 우승 상금은 3억원을 벌어들였다.

허인회는 우승을 확정한 뒤 이날 캐디로 함께 호흡을 맞춘 아내 육은채 씨를 향해 “은채야! 우리 우승했어. 사랑해”라고 말하고 마스크를 쓴 채로 입맞춤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허인회는 "가슴이 벅차서 울 줄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이 좋지 않아 우승 실감이 나진 않는 것 같다"면서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아내가 캐디를 해 잘 안되는게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오기로 다른 캐디를 안 쓰고 아내와 함께 이겨내려 했다"고 말했다.

아내 캐디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허인회는 "다른 나라에서 선수들이 캐디해주는 모습이 부럽더라. 인생의 로망이었다. 그러나 고생을 시켰고 성적이 안 나니 2배로 힘들었다. 마음 고생을 한 걸 알기 때문에 미안한 게 컸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하고 싶었다"던 그는 "우승을 해야 말이 됐다. 우리가 해냈다는 게 보여주는 거니까, 우승할 때까지만 캐디를 맡길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허인회는 백스윙에서 8자를 그리는 스윙을 한다. 그는 "교통사고를 겪고 세수도 못할 정도로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 거리가 줄고, 허리를 못 쓰니깐 손으로 치게 됐다. 그러면서 그런 스윙이 나왔다"면서 "스윙에 만족하지 않고, 감으로 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