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소녀’ 유해란(20, SK네트웍스)이 국가대표 선배이자 신인왕 선배인 최혜진(21, 롯데)을 따돌리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유해란은 25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있는 아일랜드 컨트리클럽(파72, 661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엘크루 TV조선 셀러브리티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바꿔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두에 2타 뒤진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최혜진도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바꿔 5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2017년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었고, 대학(한국체대) 선후배이자 2018년과 2020년 각각 KLPGA투어 신인왕을 따낸 둘의 연장승부가 성사됐다.

18번홀(파5)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에서는 2온에 성공한 최혜진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최혜진의 이글 퍼트는 한 뼘가량 짧았고, 1m 남짓 버디 퍼트를 성공한 유해란이 세컨드샷 미스를 만회해 전세를 뒤집었다.

같은 홀에서 치른 두 번째 연장에서는 왼쪽 페어웨이로 나란히 티 샷을 보냈고, 유해란이 그린 우측 프린지부근, 최혜진이 좌측 러프로 각각 두 번째 샷을 해 손에 땀을 쥐는 흐름을 이었다.

유해란의 칩샷이 홀컵 한 뼘가량 옆에 멈춰 선 반면, 최혜진의 어프로치 샷은 홀을 지나쳐 2m가량 흘렀다. 최혜진의 회심의 버디 퍼트가 홀컵 왼쪽을 스치고 지나가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유해란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홀인하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KLPGA투어 첫 셀러브리티 대회 초대 우승자로 등극했다.

2019년과 2020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해 ‘섬 소녀’라는 별칭을 얻은 유해란은 통산 3승째도 섬에서 우승을 따냈다. 그는 “하반기 성적이 좋지 않아 경기 전 셀럽과 치는 날이라 부담없이 즐기자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강한 임팩트를 하는 편이라 양잔디 코스에서 좋은 성적이 났다. 오늘 함께 라운드 한 임창정 아저씨가 ‘우리 조에서 우승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속으로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 해 기쁘다”면서 “2019년부터 매년 1승씩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1승씩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막판 대역전극에 실패한 최혜진은 지난달 열린 한화클래식 이후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해 우승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예고했다.

유해란과 같은 조로 나선 김지영2(25, SK네트웍스)은 마지막 홀 이글을 장식하는 등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를 적어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생애 첫 우승에 나선 성유진(21, 한화큐셀)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11언더파 205타로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장강훈 기자 zzangif6@naver.com